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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술문화와 문자문화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487

구술문화와 문자문화

월터 J.옹 지음 이기우 외 옮김,  문예출판사, 1995.


월터 J.옹
1912년 켄자스시티에서 태어났으며, 예수회 신부가 된 후 세인트루이스 대학, 하버드 대학에서 철학·신학·영어학을 공부했다. 미국 현대언어문학회 회장을 역힘했으며 현재는 세인트루이스 대학 명예교수이며 전공은 고전학·영어학이다. 특히 베이컨·데카르트에게 영향을 준 라무스 연구의 제1인자로 세계적으로 저명하며 맥루한에게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말과 그 표현 수단과의 관계 및 그 관계가 인간의 사고에 끼친 영향이 그의 최대 관심사이며, 이 책 『구술문화와 문자문화』(1982)는 그것의 집대성이다.
이 책 외에도 옹의 저서로는 Ramus, Method, and the Decay of Dialogue (1958), The

Barbarian Within (1962), In the Human Grain (1967), The Present of the Word (1967), Rhetoric, Romance, and Technology (1971), Interface of the Word (1977), Fighting for Life: Context, Sexuality, and Consciousness (1981) 등이 있다.



목차
서문

1. 언어의 구술성
1. 문자성에 익숙한 정신과 구술성에 입각한 그 과거
2. '구전문학'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2. 일차적인 구술성에 대한 최근의 발견
1. 구술적 전통에 대한 초기의 주목
2. 호머의 문제
3. 밀만 패리의 발견
4. 후속 연구와 관련 연구

3. 구술성의 정신역학
1. 힘과 행위로서의 음성 언어
2. 생각해낼 수 있어야 안다 : 기억술과 정형구
1) 종속적이라기보다는 첨가적이다
2) 분석적이라기보다는 집합적이다
3) 장황하거나 '다변적'이다
4) 보수적이거나 전통적이다
5) 인간의 생활세계에 밀착된다
6) 논쟁적인 어조가 강하다
7) 객관적 거리 유지보다는 감정이입적 혹은 참여적이다
8) 항상성이 있다
9) 추상적이라기보다는 상황의존적이다
4. 구술문화의 기억 형성
5. 목소리에 의지하는 생활 양식
6. 영웅적이고 '무거운' 인물과 괴팍한 인물의 인식적 구실
7. 소리의 내면성
8. 구술성, 공동체 그리고 성스러운 것
9. 말은 기호가 아니다

4. 쓰기는 의식을 재구조화한다
1. 자율적인 담론의 새로운 세계
2. 플라톤, 쓰기 그리고 컴퓨터
3. 쓰기는 하나의 기술이다
4. '쓰기' 또는 '스크립트'란 무엇인가
5. 스크립트는 많으나 알파벳은 오직 하나
6. 문자성의 시작
7. 기억으로부터 씌어진 기록에까지
8. 텍스트성의 역동성
9. 거리, 정확성, 기록방언, 그리고 대량의 어휘
10. 쓰기와 구술성의 상호작용(1) : 수사학과 그것이 쓰이는 장소
11. 쓰기와 구술성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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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ality and Literac..
Ong 외 1명
2002.09
책속으로
'인민의 적'이라든가 '전쟁상인의 자본주의자들'가 같은, 기술 수준이 낮은 발전 도상에 있는 많은 문화에서 정치 고발에 쓰이는 진부한 상투구는 고도로 문자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야비한 인상을 주겠지만, 이것들은 구술문화의 특징적인 사고 과정에서 생겨난 정형구화된 본질적 요소의 잔존이다. 소련 문화에서 비록 그러한 것은 줄어들고 있다 하더라도 지금도 여전히 많은 구술문화가 잔존해 있다. 이것을 보여 주는 많은 증후의 하나는 소련에는 언제나 '10월 26일의 영광스런 혁명'과 같은 말씨를 고집스럽게 쓰고 있다는 점이다. (나는 적어도 수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그러한 경우를 보았었다.) 이 형용구적인 정형구는 의무적으로 고정화되어 있다. 이것은 '현명한 네스토르'라든가 '지모가 풍부한 오디세우스'와 같은 호머의 형용구적인 정형구가 역시 일반적으로 고정화되어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이다. 혹은 또 20세기 초엽 미국에서조차도 아직 구술문화의 영향을 지니고 있었던 일부 고립지대에서 '영광스런 7월 4일'이라는 말투가 역시 일반적으로 고정화되었었다는 것과도 마찬가지이다. 63-64

속담이나 수수께끼는 지식을 쌓기 위해서 사용하는 게 아니고 언어로 상대방과 지적인 대결을 하기 위해서이다. 즉 속담이나 수수께끼 하나를 말하는 것은 상대에게 그 이상으로 더욱 딱 들어맞거나 혹은 그것과 정반대되는 다른 속담이나 수수께끼를 내 놓으라고 하는 도전인 것이다.(Abrahams 1968:1972). 71

지식의 사용 방식에서 뿐만 아니라 물리적인 행위에 대한 상찬에서도 구술문화는 논쟁적으로 만들어져 있음을 스스로 노정한다. 물리적인 폭력에 대한 열광적인 서술이 종종 구전설화의 특징이 된다. 예컨대, 의 제8서와 제10서는 그 뚜렷한 폭력의 측면에서 적어도 오늘날 가장 센세이셔널한 TV나 영화 프로에 필적될 만하며, 그리고 피비린내 나는 장면의 세세한 묘사에 이르러서는 훨씬 그것들을 능가할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장면은 말로 구술될 때가 시각적으로 제시될 때보다 혐오를 덜 느끼게 한다. 72

두번째 예는 구술 이야기를 축어적인 방식으로 고정하기 위한 제약으로서 음악이 어떠한 방식으로 작용하는가를 보여 준다. Eric Rutledge 는 일본에서 행한 집중적인 현장조사를 토대로, 아직은 현존하고 있으나 이미 과거의 유물이 되어 버린 일본의 전통적인 구술 이야기인 에 관해서 보고하였다. (Rutledge 1981). 그 이야기는 음악에 맞춰서 노래로 불리워지나, 그 중에서는 적지만 악기의 반주가 없는 '흰 소리(white voice)'로 된 부분이나 악기 연주만으로 이루어진 간주곡도 있다. 그 애야기와 음악반주는 도제들에 의해서 기억된다. 도제들은 어렸을 때부터 구두로 가르쳐 주는 스승과 함께 곡을 읊기 시작한다. 스승들(이미 많이 남아 있지는 않다)은 도제를 훈련시키는데, 수년에 걸쳐서 엄격한 수업을 통해서 도제들이 노래를 축어적으로 암송할 수 있도록 힘쓴다. 그리고 그것이 용케도 성공한다. 하기야 스승 자신이 스스로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가운데 암송의 방식을 바꿔 버리는 수도 있다. 이야기 중에는 잘못을 일으키기 쉬운 부분이 있다. (아래에 계속) 101

(위에서 계속) 어느 점에서는 음악은 텍스트를 완벽하게 고정해 주는 것이지만, 다른 점에서는 음악은 필사본을 베낄 때 일어나는 잘못과 마찬가지의 잘못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를테면 '유사 결말'에 의한 잘못이다. 즉 구술하는 공연자는, 같은 구절이 문말에 몇 번이고 사용되고 있을 때, 앞의 구절에서 뒤의 구절로 뛰어 버리고 그 사이의 부분을 완전히 넘어가버리는 그런 일이 생긴다. 어떻든 간에 여기서도 역시 일종의 세련된 축어적인 재현을, 즉 완전하게 불변하는 재현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하더라도 주목할 만한 재현을 볼 수 있다.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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